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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적인 등산가 송 안토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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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적인 등산가 송 안토니나
      전설적인 등산가 송 안토니나
      10.07.2026
      일생을 두고 기자생활을 하는 나는 여러 직업과 다양한 취미를 가진 수많은 주인공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의 만남을 앞두고 매번 약간의 흥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날 주인공을 만나러 가는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흥분된 상태였다. 그것은 인터뷰의 대상이 특별한 분이었기 때문이다.

      등산가… 내가 아직 등산가와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다. 그것도 보통 등산가가 아닌 해발 7,000m가 넘는 파미르산맥의 코르제네프스카야 봉(пик Евг. Корженевской, 2020년 '오조디(Ozodi·Озодӣ, 타지크어로 '자유') 봉'으로 개칭)을 정복한 네 명으로 이루어진 여성 등산가 팀 참가자들 중 하나인 송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Сон Антонина Ильинична)!!!

      만나기로 약속한 아르바트 거리에 당도하자 나는 멀찍이 서서 장의자에 앉아 휴식의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고려인 할머니처럼 보이는 분이 앉아있는 장의자로부터 두 개 건너 앉아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눌렀다. 그 분은 서둘러 핸드폰을 가방에서 꺼내려고 하였다. 그분이 급히 가방 속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려는 순간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휴대전화를 찾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방금 전화드렸습니다. 약속드린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인사를 나눈 뒤 우리는 함께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전설적인 여성 산악인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나는 산악인인 그분이라면 키도 크고 체격도 건장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실제의 안토니나는 내 예상과는 달랐다. 체구는 작고 가녀려 보였다. 저런 연약한 여성이 7천 미터가 넘는 고산을 올랐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 분의 걸음걸이는 활발하였으며 내가 미처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어깨를 쭉 펴고 앞을 내다보며 걸으세요. 왜 죄 진 사람처럼 수그러들어 땅바닥을 내려다보며 걷는 거예요?''라고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가 나의 어깨를 바로잡으며 말했다.


      … 송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는 고려인들이 러시아 원동으로부터 강제이주되었던 다음 해, 즉 1938년에 카라간다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들이 바로 카자흐스탄의 카라간다로 강제이주되었다.

      몇 년 후 가족은 타슈켄트로 이주했다. 안토니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중앙아시아국립대학교(현재 우즈베키스탄 국립대학교, 타슈켄트) 지질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 대학생들은 노동자 국제연대일 5·1절에 10일간 단기 방학을 이용하여 자연의 품속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 아마 그때 자연과 산을 좋아하게 되었으며, 먼 산을 바라보며 높은 산에 올라가 보고 싶은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아요. –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가 대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

      등산하려는 꿈을 버리지 않은 안토니나는 대학 스포츠 동아리를 열심히 다니면서 훈련도 받고 신체도 단련시켰다.

      이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그 후 친척들이 살고 있는 알마아타(현 알마티)로 거처를 옮겨 의대에서 철학 교사로 일하면서 '옌베크(Енбек)', '로코모티프(Локомотив)' 스포츠 클럽에 다니며 꾸준히 훈련했다.

      1971년 여름, 송 안토니나는 다른 등산가들과 함께 쿤게이 알라타우 산맥(Кунгей Алатау)의 주레 봉(Журе), 가장 가파른 서쪽 절벽을 따라 탈가르 봉(Талгар)에 등산하였다.

      스포츠위원회는 카자흐스탄 등산가들의 그해 등산을 종합 평가한 결과, 송 안토니나에게 '올해의 최고 등산가'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수여했다고 「오그니 알라타우(Oгни Алатау)」 신문이 1971년 12월 16일자에 보도했다.

      zdfvdf.png

      「러시아 스포츠 생활(Спортивная жизнь России)」 잡지에 실린 기사 「태양을 향한 길」의 한 페이지. 아래 사진은 '용감한 네 사람'으로 소개된 여성 산악인들이다. 왼쪽부터 엘라 무하메도바(Э. Мухамедова), 엘비라 샤타예바(Эльвира Шатаева, 소련 스포츠 마스터), 안토니나 송(А. Сон), 갈리나 로잘스카야(Г. Рожальская).


      주레 봉을 등정함으로써 소련 스포츠 등급 기준을 달성한 송 안토니나는 소련 스포츠 마스터 (체육 명인) (등산) 칭호를 받았다.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는 등산에서 체육 명인 칭호를 받은 유일한 고려인 여성 산악인이다.
      1972년 7월에는 소련 수립 50주년 행사 맞이 준비가 대대적으로 진행되었다. 이 기념일에 즈음하여 파미르산맥에서는 국제 알피니아다(Alpiniada·대규모 등반 행사)를 조직하였다. 15개 공화국을 비롯하여 국제 등산가 팀들도 이 행사에 참가하였다. 네 명의 여성 팀도 알피니아다에 참가했다. 팀장 엘비라 샤타예바(Эльвира Шатаева), 갈리나 로잘스카야 (Галина Рожальская), 엘라 무하메도바(Элла Мухамедова), 송 안토니나로 이루어진 순 여성 등산가 팀이었다.
      목적은 해발 7,105m의 코르제네프스카야 봉.
      이것은 아주 대담하고 모험적인 등산이었다.

      – 그때까지는 여성 등산가들로만 이루어진 팀이 그런 높이에 오른 사실이 우리 나라에서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사전 준비, 힘, 의지를 믿었기에 스포츠위원회가 우리 팀의 등산을 허가한 것이겠지요.
      등산이 얼마나 힘든가는 영화나 기록영화를 보고도 알 것입니다. 미끄러운 빙하, 위험한 좁은 계곡, 가파른 절벽, 때로는 깊은 눈밭, 희박한 산소…. 그 뿐이겠습니까? 등을 누르는 25킬로그램의 배낭 등등…
      그러나 예정한 봉을 정복한 기쁨은 그야말로 형언할 수 없습니다. 봉에 올라선 우리의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앞을 바라보면 수평선 끝까지 백설로 덮인 산들뿐….….
      그런데 봉을 정복했다고 해서 등산이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하산이 더 위험하거든요. 비극은 보통 하산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가 이야기했다.

      thsthsth.png

      여성 대원들이 7,000m급 봉우리를 오르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견뎌야 했는지는 베이스캠프로 귀환한 순간을 포착한 M. I. 아누프리코프의 사진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진 출처: https:// http://www.alpklubspb.ru/)

      – 비극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까 궁금한데요. 2년 후, 즉 1974년에 파미르산맥의 레닌봉 (Пик Ленина, 현재 이븐 시나 봉(пик Ибн Сина)을 등반했던 엘비라 샤타예바 팀장과 그녀의 팀원들이 하산 과정에 모두 사망했다는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가 그때 등산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 당시 생후 4개월 된 젖먹이 딸이 있어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네가 엄마의 목숨을 구했다”고 때때로 말합니다.
      억울하게도 8명의 여성 등산가들이 모두 산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나는 그 소식도 우연히 신문에서 알게 되었어요. 누구도 저에게 그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애에게 젖을 먹이니 비참한 소식을 전하지 않기로 한 모양입니다.
      가게에 나갔다가 「소베츠키 스포르트(Советский спорт)」 신문 새 호를 사려고 하니 판매원이 다 팔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발걸음을 되돌리는데 판매원이 나를 부르면서 지난 호가 하나 남았다고 해서 그것을 샀습니다. 바로 그 호에 저의 동료들의 비극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었어요. 그 순간 나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시겠지요….
      1년이 지나 소련 스포츠위원회는 여성 등산가들의 시신을 산에서 내려오는 것을 허가했습니다. 그들은 에델바이스가 피는 험한 고산지대의 작은 초지(初地)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에델바이스꽃은 등산가들의 상징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참사가 있은 후로 순 여성 등산가 그룹의 등산이 오랫동안 금지되었습니다. 나는 등산가들의 트레이너로 일하는 과정에 8명의 합동 추모비가 서 있는 그곳을 몇 번 다녀왔는데, 갈 때마다 그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는 슬픈 이야기를 이렇게 끝냈다.

      –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봅니까?
      – 우선 등산가들이 서로 묶인 밧줄의 매듭처럼 탄탄한 우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겠지요. 가장 귀중한 생명을 서로에게 맡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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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년 코르제네프스카야 봉 등정 이후 송 안토니나에게 수여된 소련 스포츠위원회의 최고 훈격 금메달 「소련 최고 스포츠 업적상」

      1972년에 해발 7,105m의 코르제네프스카야 봉을 정복하여 역사적인 위훈을 세운 네 명의 여성 등산가들에게 소련 스포츠위원회가 금메달을 수여했다.
      이 메달은 소련 스포츠위원회의 최고 영예의 메달이다. 세계기록 또는 올림픽 기록을 세우고 스포츠 발전에 특별한 기여를 한 선수들에게만 이 메달이 수여되었다. 소련 산악인 10명만이 이 메달을 받았다.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는 알마아타 의과대학(현재 카자흐국립의과대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면서 산악훈련 캠프, 캅카스와 카자흐스탄에서 트레이너이자 인스트럭터(등산 지도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많은 젊은 등산가들을 양성했다.
      우리의 자랑인 산악인 송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의 이름은 산악인의 역사에 영원히 새겨졌다.
      송 안토니나 일리이니츠나(1938년 9월 22일생)은 1937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된 고려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소련 극동 국경 지역의 긴장과 일본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시행된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카라간다로 이주했다. 가족 모두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안토니나가 학문과 교육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이후 타슈켄트국립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한 뒤 산악 활동을 시작했다. 1969년 카라겜바시봉(Карагембаши) 북벽(5Б), 1970년 레닌봉(Пик Ленина), 1971년 듀레봉(Пик Дюре) 5Б 루트를 완등했다. 1972년에는 엘비라 샤타예바가 이끄는 여성 원정대의 일원으로 해발 7,105m 코르제네프스카야봉(현재 오조디봉)을 등정하며, 세계 최초로 여성만으로 구성된 원정대가 7,000m급 봉우리 등정에 성공하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 이 공로로 소련 스포츠위원회의 최고 영예 메달인 「소련 최고 스포츠 업적상(За выдающееся спортивное достижение)」을 수상했다.
      카자흐스탄 공화국 명예기자
      남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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