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8월21일에 카라간다 제21호 중학교에서 <학교로 가는 길> 행사가 있었다. 역시 퇴역 대령 허가이 아쌰가 선발된 학생들에게 선물을 수여하고 학업, 스포츠, 창작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원했다.
아쌰 알렉산드로브나의 사회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0월1일은 노인의 날이다. 카라간다주 고려인 민족연합 관리위원회 위원이자 원로회 회장인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원로회 활동도 이끌고 있다. 노인의 날에는 <인생의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고 선물도 드리면서 노인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 아쌰 알렉산드로브나, 현재 맡고 있는 국제경찰협회 카자흐스탄 지부 카라간다주 지회장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 구소련 공화국이나 국제경찰 협회들과의 협력, 그리고 우리 카자흐스탄의 지사에 대해 말한다면 현재 근무 중인 경찰들과 법집행 기관 원로들과의 상호 지원, 업무 경험 공유, 카자흐스탄의 다른 지역∙외국 동료들과의 교류 모임, 세미나 조직 등이 우리의 활동 방향입니다. 그리고 은퇴한 협회 회원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 그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건강이 허락하는 분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의 목적입니다.
나는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의 업적에 대해 <고려일보>에 게재된 축하문을 보고 알게 되었다. 그의 75세 생일을 맞아 카라간두주 고려인 민족연합이 보낸 축하문이었다. 신문 기사로 소개하기에 충분한 주인공이었다.
연락처를 알아보고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하려고 하던 중 내가 운이 좋았던지 마침 전화로 연락을 하던 날 방금 비행기에서 내려 알마티에 와 있다고 하였다. 거리가 멀어 때로는 부득이 전화로 인터뷰를 하게 되지만 가능하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때문에 주인공이 알마티에 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무척 기뻤다. 다음날 우리는 ‘메가 센터’의 조용한 곳에서 만났다…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아크몰린스크주 쇼르탄듸 구역 ‘카즈찌크’ 명칭 곡물재배 국영농장에서 태어났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카라간다 국립대학에 입학하여 1972년에 러시아어 및 문학 교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 당시에는 대학을 졸업한 후 교육부가 지정한 곳에서 3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했다. 아쌰는 카라간다주 미추린스키 구역 ‘콕순스키’ 솝호스 중학교에서 전공한 과목을 3년 동안 가르쳤다.
- 젊은 몸에 집을 멀리 떠나 자립적 생활을 하면서 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교사가 부족하여 야간반도 맡았으니 3교대로 일한 셈이지요. 그렇게 3년을 꼬박 일했습니다…
아쌰는 이제는 도시에서 살면서 일하고 싶었다. 시교육부를 찾아가니 학교에는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카라간다 시 생활서비스 종합센터에서 러시아어, 타자, 사무 실무를 가르쳤다. 아쌰는 타자 실력이 뛰어났는데 이것이 내무기관과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되었다. 눈을 감고 타자를 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아쌰는 카라간다 고등경찰학교 형법학과에 초대되어 수사관들에게 러시아어와 빠른 타자 기술을 가르쳤다.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그후 카라간다 주집행위원회 소속 내무부 법통계부 검열원, 카라간다주 검찰소 소속 법통계 및 정보부 부장, 형사범 추적 기관 법통계 형성부 부장, 카자흐스탄공화국 카라간다주 총검찰소 법통계 및 특별등록 위원회 관리국 부국장의 직책에서 근무했다. 어느 지역에서 누가 어떤 범죄가 발생했는지에 관한 통계자료가 모두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의 손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2001년에 카라간다 법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 상급 참사관, 퇴역 대령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카자흐스탄 공화국에서 법률 통계 개선에 관한 논문도 여러 편 썼다.
«아쌰 알렉산드로브나, 당신의 적극적인 삶의 자세와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 지혜와 삶의 경험,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카라간다주 고려인 민족문화 연합의 축하문에 적혀 있었다.
아쌰 알렉산드로브나에게는 표창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 1~2급 카자흐스탄 공화국 ‘검찰소 오자틔(Прокуратура озаты)’ 훈장 (2007년, 2009년), ‘카자흐스탄 공화국 검찰소 20주년’ 기념메달 (2011년), 국제경찰협회 제1급 메달(2012년), ‘법 통계 근무 20주년’ 메달(2017년),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기념메달(2024년), ‘카자흐스탄 민족회 30주년’ 기념메달(2025년) 등을 받았다.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공과대학에서 조교수로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두 딸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뒷바라지했다. 큰딸 안나는 경제 전문가이고 둘째 딸 이리나는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 아쌰 알렉산드로브나, 은퇴해서도 분초를 쪼개가며 계속 활동하는데 쉴 짬은 있는지요? 만일 있다면 어떻게 휴식 시간을 보냅니까?
- 2019년에 크루즈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바닷바람을 마음껏 느끼며 유럽 여러 나라는 둘러봤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혹시 아직 실현되지 않은 꿈이 있는지요?
- 예, 있습니다. 한글을 배우고 싶습니다. 물론 시간이 문제이지만 야간 수업도 있으니까 꼭 배우려고 결심했습니다…
75세를 넘긴 지금도 허가이 아쌰 알렉산드로브나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학교 아이들을 돕고, 원로들을 챙기고, 국제경찰협회 활동을 이어가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이제는 한글을 배우겠다는 새로운 꿈까지 생겼다. 그 꿈도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남경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