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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영화의 무대가 된 부산, BIFF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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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영화의 무대가 된 부산, BIFF 2026
      세계 영화의 무대가 된 부산, BIFF 2026
      04.10.2026
      10월 초가 되면 부산의 평소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거리 곳곳에는 영화제 포스터가 걸리고, 영화관에는 평소보다 긴 줄이 생긴다. 세계 각국에서 감독과 배우,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산을 찾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관객들은 수백 편의 영화와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감독들의 신작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 영화계의 새로운 이름을 발견할 기회도 마련된다.

      그렇다면 BIFF는 무엇 때문에 부산의 대표적인 가을 행사로 자리 잡았을까? 그리고 수많은 도시 가운데 왜 부산이 국제영화제의 무대가 되었을까?

      BIFF는 어떤 영화제일까?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처음 개최됐다. 당시 31개국 169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이후 30년 동안 BIFF는 꾸준히 성장하며 감독과 영화 관계자, 관객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BIFF는 영화를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의 장∙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특별 상영작을 선보이고 감독과 배우를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과 영화산업 관계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린다.

      무엇보다 BIFF는 영화인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일반 관객도 영화를 예매해 관람할 수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국제적인 규모를 갖추면서도 관객과 가까이 소통한다는 점이 BIFF의 특징 중 하나다.

      왜 하필 부산일까?

      오늘날에는 부산과 BIFF의 관계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작부터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1996년 9월 13일, 첫 개막식이 열렸다. 당시 조직위원회가 내세운 목표는 ‘작지만 권위 있는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한다는 아이디어에는 적지 않은 우려가 따랐다.

      3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BIFF는 부산의 문화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되었고, 영화제와 함께 부산에도 영화 관련 인프라가 차츰 형성됐다. 부산영화의전당을 비롯해 영화산업 관련 기관과 전문 프로그램도 자리 잡았다.
      2014년에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영화’ 분야 도시로 부산이 선정됐다.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계기였다.

      2026년 BIFF,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난 30년 동안 BIFF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역사라면, 2026년 프로그램은 영화제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올해 BIFF는 10월 6일 화요일에 막을 올린다. 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하루 상영 횟수가 기존 4회에서 5회로 늘어난다. 관객들이 더 많은 작품을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올해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일본의 장편 및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인다. 심야 애니메이션 상영과 아시아 애니메이션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경쟁 부문에도 변화가 있다. 2025년 처음 선보인 경쟁 부문이 올해 두 번째로 열린다. 올해는 13편의 작품이 최고상인 부산어워드를 놓고 경쟁한다.

      2026년 BIFF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공식 인증과 A-list 영화제 지위를 얻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BIFF는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 주요 국제영화제와 같은 범주에 속하게 됐다.

      새로운 국제적 위상은 실질적인 변화로도 이어진다. 올해부터 부산어워드 대상 수상작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Oscar)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출품 자격을 갖게 됐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경쟁 부문이 세계적인 영화상과 직접 연결되는 길이 열린 셈이다.

      올해 부산에서는 누굴 만날 수 있을까?

      BIFF 2026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볼거리는 세계적인 배우와 감독들의 방문이다.

      개막식의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양자경(Michelle Yeoh)다. 양자경은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Asian Filmmaker of the Year)'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된다. 양자경은 1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또한 2026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여성 최초로 평생공로상인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 배우이자 감독인 매기 질렌할(Maggie Gyllenhaal),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Hirokazu Kore-eda), 중국 배우 판빙빙(Fan Bingbing) 등이 부산을 찾는다. 홍콩의 허안화(Ann Hui) 감독, 인도네시아 배우 크리스틴 하킴(Christine Hakim), 이란의 마지드 마지디(Majid Majidi) 감독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 영화계의 유명 배우들도 관객을 기다린다. 액터스 하우스(Actors’ House)에서는 김고은, 김민하, 류승룡, 신민아, 이민호, 주지훈이 참여해 자신의 연기 인생과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도 직접 들을 수 있다.

      유명 영화인들의 창작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도 열린다. 올해는 나홍진, 라브 디아즈, 베르트랑 만디코, 린타로 감독이 참여해 자신만의 영화 언어와 창작 과정,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이와 함께 씨네 클래스(Cine Class)에서는 비간 감독과 심은경 배우를 만날 수 있다. 비간 감독은 영화 연출에 대해, 심은경 배우는 자신의 연기 여정과 작품 활동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제31회 BIFF의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한 카페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에 스쳐 가는 네 쌍의 남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BIFF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된다.

      올해도 부산에는 세계 각국의 감독과 배우, 영화인들이 모인다.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영화를 보고,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다. BIFF는 이제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단순한 영화제가 아니다. 30년 동안 부산의 문화와 공간, 그리고 도시의 국제적인 이미지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10월 6일, 그 역사가 다시 이어진다. 열흘 동안 부산은 세계 각국의 영화와 감독, 배우, 관객이 만나는 장소가 된다. 영화제가 끝나면 도시는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겠지만, 올해도 영화가 남긴 흔적은 부산 곳곳에 남을 것이다.

      한 베로니카,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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