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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곁을 지켜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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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곁을 지켜온 사람
      17.08.2026
      지난 목요일(8월6일) 카자흐스탄 국립고려극장은 따뜻한 축하와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했다. 카자흐스탄 건설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고려인 사회운동의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신 브로니슬라프 세르게예비치(Шин Бронислав Сергеевич)의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객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저마다 그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의 도움을 받았고, 누군가는 그의 격려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그는 오랜 세월 자신의 일과 사람, 사회를 위해 묵묵히 살아온 삶의 본보기였다. 이날도 그는 평소처럼 겸손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축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예술인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신 브로니슬라프는 오랫동안 고려극장을 아끼고 후원해 온 예술 애호가이자 후원자이기도 하다. 이에 고려극장 예술인들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이는 특별 공연을 마련했다.

      이야기는 1946년 구리예프, 현재의 아티라우에서 교사 가정의 아들로 태어난 순간부터 시작됐다. 그의 이름 ‘브로니슬라프’는 삼촌인 연현 (Ён Хен)이 지어줬다. ‘갑옷’을 뜻하는 러시아어 ‘브로냐(броня)’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한 길을 걸어온 80년
      신 브로니슬라프의 어린 시절은 구리예프주 마함베트구의 츠칼로보 마을에서 흘렀다. 그의 부모는 다른 고려인 가족들과 함께 1937년 이곳으로 강제이주됐다. 그는 1967년 ‘알마티인즈스트로이(Алматыинжстрой)’ 건설회사에서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현장 책임자와 공사 감독, 수석 엔지니어, 트러스트 부책임자를 거쳐 1987년에는 최고 책임자가 됐다. 2008년까지 (주) ‘알마티인즈스트로이’의 사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의 활동은 건설 분야에만 머물지 않았다. 25년 동안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를 이끌었으며, 현재는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 원로회 회장이자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문화와 사회사업을 후원해 온 잘 알려진 후원자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스포츠를 즐겼으며 지금도 당구와 스키, 낚시를 좋아한다.
      몇 문장으로 정리하면 간단한 이력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뒤에는 수십 년의 노력과 끊임없는 자기계발, 그리고 언제나 다른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신 브로니슬라프는 훌륭한 가장이자 유능한 경영인, 뛰어난 사회활동가이면서 변함없는 친구이기도 하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좋아하는 낚시를 즐길 시간을 잊지 않는다.

      이날 무대에서는 그의 80년 인생이 고려극장 배우들의 노래와 춤을 통해 한 편의 이야기처럼 펼쳐졌다. 익숙한 옛 노래와 함께 열심히 공부하던 청년 브로니슬라프, 첫 직장에 들어가 성장해 가던 모습, 책임자가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이야기가 차례로 이어졌다.
      아내 베네라 파블로브나(Венера Павловна)와는 올해로 54년째 함께하고 있다. 두 딸과 손주들, 증손자까지 이어진 가족은 그가 평생 일궈온 또 하나의 소중한 결실이다.

      고려인 사회와 함께한 세월
      2부에서는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 소속 예술단체들이 무대에 올라 신 브로니슬라프와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봤다.
      현재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에서 활동하는 회원은 1천 명이 넘는다. 놀랍게도 많은 회원에게는 신 브로니슬라프와 관련된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가능한 한 힘을 보태려고 노력해 왔다.

      예술단체 관계자들의 따뜻한 영상 축하와 무대 공연은 그가 고려인 사회의 발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힘을 보태왔는지를 보여줬다. 그의 지원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전통을 이어가며,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
      《고려일보》와 신 브로니슬라프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는 오랜 세월 신문과 편집국의 활동을 지지하고 필요한 순간마다 곁에서 힘이 되어왔다.
      이번 80세 생일을 맞아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와 《고려일보》 편집국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가족과 동료, 오랜 세월 사회활동을 함께해 온 지인들의 축하와 추억을 담은 인터랙티브 앨범을 제작해 전달했다.

      또한 지난해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의 의뢰로 《고려일보》 제작진은 신 브로니슬라프 삶을 담은 영화를 제작했다.
      한 사람의 80년을 한 번의 공연이나 몇 장의 글로 모두 담아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날 객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건설인으로, 고려인 사회의 지도자로, 후원자로, 친구이자 가장으로 살아온 그의 삶이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저마다의 이야기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콘스탄틴 김
      알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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