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탐방단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넓은 카자흐스탄에서, 방문객의 발길이 드물다는 외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매섭게 추웠던 1937년의 겨울, 그곳으로의 긴 이동 끝에 살아남은 사람은 적은 수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의 어린이는 추위와 홍역을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으며, 남은 사람들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간신히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였던 독립운동가분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문화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다. 교육의 진흥을 위해 고려인 거주지 주변에 최대한 많은 학교와 언론사를 설립하였고, 우리 문화의 보존을 위해 극장을 세우셨던 독립운동가분들의 노력은 나에게 큰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누구보다도 대한민국을 사랑했고, 우리의 독립을 기원하셨던 분들에게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우리말과 우리 음식 등 우리 민족의 문화는 수 세대가 지난 지금도 카자흐스탄에서 여전히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고려일보이다. 언론과 매체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나에게는 고려일보의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 1923년 <선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올해 100주년을 맞기까지, 고려일보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소련 붕괴의 압박으로 해체의 위기에 처했고, 독자층이 줄어들며 폐간 위기에 놓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글로 된 신문을 지키기 위한 편집진분들의 노력이 가슴에 깊게 와닿았다.
카자흐스탄에서 최선을 다해 독립을 외친 고려인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속에 남아있던 불편함은 어느새 공감과 이해로 변해가고 있었다. 글로만 읽어도 전해지는 깊은 감동이, 카자흐스탄에서는 얼마나 더 큰 감동이 되어 다가올까 하는 기대감이 차오른다.
나에게 이번 역사 현장 탐방은 ‘공감과 이해’의 현장이 될 것이다. 마음속에 남은 죄송한 감정을 고려인 분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로 가득 채우고 싶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전 세계를 둘러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화면을 통해 바라본 세상과 내가 직접 경험하는 세상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카자흐스탄에서 경험할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커다란 세상을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싶다.
대전광역시교육청 대덕고등학교 홍도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