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US'라는 이름에는 이미 두 나라가 담겨 있다. 영어권에서는 Korea(한국)의 'KOR'과 USA(미국)의 'US'를 떠올리지만, 러시아어 화자에게는 Korea와 Russia의 약어로 읽힌다. 두 해석 모두 옳다.
KL(KORUS LAW) 법률사무소는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유럽 등 유라시아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KORUS LAW와의 첫 인연은 2021년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담은 그보다 뒤의 일이다. 서울에서 살던 아파트의 임대 계약이 만료되어 알마티로 돌아가려 했을 때 집주인에게 미리 계약 종료와 보증금 반환을 알렸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습니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세요».
그에게 재정적 문제가 있었고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그때 떠올랐던 사람이 바로 고민석 변호사였다. 그는 도움을 약속하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미리 경고했다. 그렇게 2022년 말부터 긴 과정이 시작됐다.
고민석 변호사 인터뷰
- 고민석 변호사님, 어떻게 러시아어권 고려인들의 사건을 맡게 되셨나요?
- 대한민국은 과거 나라가 부강하지 못하여, 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했고, 국민들은 1) 먹거리를 찾아, 2) 또는 열강의 강압에 따라 해외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인 및 조선족의 역사가 그러하고, 사할린 동포와 파독 광부 및 간호사들이 그러한 역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은 경제적·국제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고, 국가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만큼 부강해진 대한민국은, 타의든 자의든 어쩔 수 없이 해외로 이주해갈 수밖에 없었던 외국국적동포들에 대한 역사적 채무를 갚고, 이들을 한국 사회로 포용해야하는 시대적 과제를 앉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러시아어를 전공한 변호사로서, 고려인과 사할린 동포 등 귀환을 꿈꾸는 분들이 법적 장벽을 넘고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법률지원과 조력을 실천하고자 했고,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 많은 고려인들이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데,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 KORUS LAW는 고려인 고객분들이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러시아어로 전문적인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구성원 대부분이 러시아어를 전공한 법률 전문가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러시아어 전공자이지만, 법률적 쟁점과 절차를 러시아어로 설명하고 상담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약점은 팀의 강점으로 보완됩니다. 이승진 러시아변호사와 박혜림 패럴리걸(난민전문통번역인)은 사건 대응과 언어·문화적 소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문적 협업 덕분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팀워크가 곧 KORUS LAW의 경쟁력입니다.
서울 사무실에서 상담을 받을 때, 나는 편안함을 느꼈다.
“변호사 선임료는 얼마인가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돈이 걸린 문제였기에 질문은 구체적이었다.
고민석 변호사는 모든 절차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그제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 후 진행은 단계별로 나뉘었다. 각 법적 조치마다 별도의 변호사와 계약과 비용이 발생했는데, 이는 사건이 마치 체스 경기처럼 한 수 한 수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KORUS LAW는 이러한 해외법률 성과에 힘입어, 톰슨로이터 산하 아시아 법률 전문지인 (Asian Legal Business)가 주관하는 ‘ALB Korea Law Awards 2025’에서는 3개 주요 부문(올해의 부티크 펌, 부티크펌 대표 변호사, 해외 업무) 에서 최종 수상 후보에 올랐다.
- 현재 어떤 고려인 단체와 협력 중이신가요?
- 저희는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KGN) 등 여러 고려인 지원단체들과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먼저 생활법률 카드를 정기 제작·배포하여 이주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법률 이슈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인 생활법률 잡지 Law-Eater를 창간해 대사관과 각종 지원단체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같은 콘텐츠를 E-BOOK으로 공개해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사례 중심의 법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했습니다(주한외국인을 위한 법학당 LAW-EATER - KL(KORUS LAW)법률사무소).
아울러 외국인지원 단체의 요청이 있을 때는 현장 강의나 워크숍을 제공하여 실무 역량을 함께 높이고 있습니다.
- 한국에 사는 고려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 먼저 한국에서 새 삶을 일구고 계신 모든 고려인 여러분께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과거와 달리 오늘의 한국은 더 많은 지원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언어·제도·법률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KORUS LAW는 러시아어로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로펌으로, 체류·노무·임대차·이혼·형사, 취업 및 창업 등 실무 중심의 법률 지원을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초기에 저희에게 연락하시면 절차와 대응 방안을 러시아어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2025년 9월 말, 나는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향했다. 그 자리에는 김아정 변호사와 이승진 변호사가 함께했다. 한국 법정에 처음 앉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재판 전 이미 법률회사 직원들이 판결 내용을 미리 알려주었고, 내가 해야 할 일은 판사의 질문에 단 한마디 – “이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전부였다. 옆자리에 앉은 이승진 변호사가 러시아어로 “지금 말씀하시면 됩니다”라고 조용히 알려주었고 나는 그대로 따라 했다. 모든 절차는 40분도 채 걸리지 않았으며, 그 자리에서 우리의 보증금 전액이 계좌로 송금되었다.
이 소송은 3년간의 긴 여정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나와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며 신뢰를 지켜준 사람들이 있었다. 때로는 몇 달 동안 아무 소식이 없는 적도 있었다. 법원이 나와 다른 세입자들의 소송 서류를 검토하고 여러 관계자들로부터 필요한 문서를 모두 수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진행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법원 경매 공고, 매수자 선정, 건물 매입 그리고 재판 절차까지 약 4개월 만에 마무리되었고, 결국 모든 일이 잘 해결되었다.
나는 KORUS LAW의 변호사 김아정과 이승진, 수년 동안 이메일로 연락하며 따듯한 격려를 보내준 박혜림, 그리고 이 회사와 협력을 통해 나의 결정을 이끌어 준 KGN의 채예진 회장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도 KORUS LAW법률사무소의 대표 변호사 고민석에게 그의 전문성과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훌륭한 법률가 팀을 만들어 낸 조직력과 인품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고 변호사는 회사 이름 KORUS가 우연히 영어 단어 ‘chorus’ (코러스)와 동음이의어를 ‘화합’의 이미지를 담고자 지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러 목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선율을 이루듯,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의뢰인들이 한국 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률로 다리를 놓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모두의 조화와 상생을 소망합니다”.
한 블라디미르

